최근 대법원에서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송부된 안 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하고 불법 행위의 이득이었던 비트코인을 몰수한다는 판결을 확정하였다. 안 씨는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며 약 20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사이트 이용료의 일부로 비트코인을 받아 약 216개의 비트코인을 챙겼다. 검찰은 이 비트코인이 들어있는 전자지갑을 압수하였다.

 

대법원, ‘비트코인은 자산이다’

 

검찰은 안 씨의 비트코인이 범죄 수익이라는 취지로 일관하였다. 허나 1심에서는 비트코인의 객관적 가치를 계산하기 어렵고 물리적 실체가 없어 몰수 대상이 없다고 판결하였다. 이러한 판결은 2심에서 뒤집혀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으며 가맹점을 통해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으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3심 대법원을 통하여 2심의 판결이 확정하였다. 이로써 우리나라 법원에서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확정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관계자들은 화색을 표했다. 암호화폐의 가치가 법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곧 이에 관한 자세한 가이드라인이 제공될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국내 시장의 변동성이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및 태도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판결은 시장에 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는 핵심 가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암호화폐가 가지고 있는 투기적 성격 역시 제도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암호화폐는 자산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은 다음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관련 발언에 의해 무참히 깨졌다. 최 위원장은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개최된 열린 은행권 청년창업제단 출범 6주년 행사를 통해 그 전날 나온 대법원 판결에 관해 언급하면서 ‘(암호화폐가) 재산적 가치가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이를) 금융 상품으로 볼 것인지 금융 규제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다’라고 이야기 하면서 ‘암호화폐에 대해 자산으로 인정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로써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반대 되는 정부의 입장이 발표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 역시 어리둥절한 상태이다.

 

암호화폐를 둘러싼 정부 내 의견 충돌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암호화폐라는 단어가 뉴스 지면상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던 시점부터 이러한 의견 충돌은 꾸준히 존재해왔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 의견을 내비치자마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입장문을 통해 해당 의견은 법무부의 단독 의견이라는 점을 알렸고,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경우 불과 몇 개월 차이로 ‘비트코인 버블 붕괴에 내기를 걸어도 좋다’는 의견에서 ‘가상통화에 대한 정상적 거래를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변화하기도 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엇갈린 입장이 지난 1월부터 시작되었음을 고려할 때 약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통일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은 전 세계 암호화폐 세계에서의 대한민국 입지와 관련하여 큰 영향을 끼치는 문제이다. 이와 같은 불분명한 태도의 바탕에는 암호화폐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에 관한 단일한 입장 부재가 원인일 수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라는 신기술에 관하여 잘 알지 못하고 이러한 암호화폐가 국내 경제에 끼치는 영향에 관해 제대로 된 분석이 진행되지 않거나 진행되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진화는 현재에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며, 늦거나 빠르거나 하는 문제는 있을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전 세계에서 암호화폐를 받아들이는 것은 이미 정해진 기조이다.